어김없이 4월이 되었다. 5일이 청명이고 20일이 곡우이다. 곡우는 5월의 입하로 이어진다. 비 오시기에 한 발 앞서서 씨를 뿌리면 농작물이 알아서 자라난다. 쑥이 자라서 좀 있으면 쓴맛이 생길터이고 개나리며 목련이며, 매화꽃잎이 활짝 피어나고 산에는 진달래가 피어날 것이다. 논둑에는 할미꽃이 피고 살구, 자두, 앵두나무의 꽃도 덩달아 고개를 내민다.
곡우 전후로 못자리를 하며 논농사는 시작된다. 또한 복숭아꽃이 피어나고 조팝꽃이 흐드러지게 피고 이맘때 산은 날마다 새로운 색으로 옷을 갈아입는다. 나무마다 새순이 돋아나기 때문이다. 연분홍의 산벗꽃도 이 때쯤이면 피어난다. 청명에 들판의 봄꽃들이 피어난다면 곡우에는 산꽃들이 피기 시작한다. 곡우가 지나고는 산에는 취나물이며 고사리가 시작된다.
1. 4월 상순
이제는 잎채소 씨앗들을 뿌려야 할 때이다. 5월 중순쯤이면 수확이 가능하다. 아욱, 근대, 쑥갓, 열무, 상추, 시금치 등을 이랑위에 손가락으로 얕은 홈을 내고 씨를 뿌린다. 나중에 솎아낼 것을 감안해 뿌리고 흙을 손가락으로 살짝 덮어주고 물을 물조리개를 이용하여 조심스럽게 흠뻑 준다. 심는 간격은 20cm 정도면 되겠다. 잎채소들은 한꺼번에 수확되면 부담스러우니 1~2주 간격으로 한 줄씩 심어도 된다.
배추모종을 상토를 이용해서 만든다. 2~3주후에(4월 하순~5월상순) 본 밭으로 옮겨 심게된다. 봄당근도 이 때 심으면 되겠다. 30~40cm의 간격으로 뿌림골을 만들어 파종하면 된다. 솎아내기를 과감(간격이 8cm 이상 되게)하게 해야 크기가 적당하게 자란다. 7월초면 수확이 가능하다.
강낭콩과 완두콩을 심는데 손가락 3개로 2cm 정도 깊이의 구멍을 내고 심는다, 심고 나서는 물을 흠뻑 주고 간격은 30cm 정도면 되겠다.
물을 가둘 수 있는 밭을 장만할 수 있다면 냇가나 묵은 논에서 자라고 있는 미나리 줄기와 뿌리를 캐서 하나씩 분리해 옮겨 심으면 6월초면 수확하여 먹을 수 있겠다.
2. 4월 중하순
이제는 소쩍새가 우는 계절이다. 곡우전후로 산에 오르면 자연산 두릎을 수확할 수 있다. 4월 하순에는 고사리도 덩달아 고개를 내민다.
곡우가 지나고 4월 하순이 되면 호박, 옥수수, 해바라기, 대파(9월 이후에 수확), 우엉(7월 이후에 수확),토란과 땅콩(9~10월에 수확), 생강(수확 10월~11월)을 심을 때이다. 토란, 생강, 땅콩, 대파 모종은 전통장에서 구할 수 있으며 호박, 옥수수, 해바라기는 주변의 농가에서 구하거나 씨앗을 종묘상이나 인터넷에서 구입할 수 있다.
호박과 옥수수는 퇴비를 많이 필요로 하는 다비성 작물이다. 특히 호박구덩이에는 듬뿍 넣어줘야 좋다. 땅콩은 사질토가 좋은데 일부러 모래를 섞어서 밭을 마련해도 되며 대파는 모종을 구입해서 비스듬하게 심으면 된다.
작년 8월 하순에 심었던 쪽파 같은 경우 4월 한 달 내도록 수확해서 먹게 된다.
4월하순~5월상순경 배추의 본잎이 3~4장이 되면 본밭으로 옮겨 심는데 호미로 구덩이를 파고 물을 흠뻑주고 스며들고 난 후 모종을 심으면 된다. 심는 간격은 35cm 내외이면 되겠다. 배추와 열무는 벌레가 많이 낀다. 깻묵액비(물과 5:1)와 목초액(물로 200배 희석)을 맑은 날 오전중에 잎의 앞뒷면에 뿌려주면 되고 눈에 띄는 큰 벌레는 핀셋을 이용하여 손으로 잡아준다.
시골에 있으면서 즐길 수 있는 권리중의 하나가 꽃이다. 눈을 즐겁게 하는 것도 좋은 일이고, 이른 봄의 꽃잎들을 모아 꽃효소를 담가보는 것은 어떨까? 또는 꽃 화전도 별미 중의 하나이다. 이래저래 행복한 봄이 지나가는 계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