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 팥죽과 텃밭과의 상관관계
가천의 일상생각
5월 하순 들어 텃밭에 콩을 심었지만
콩이 삯 틀 무렵 산비둘기 날라들어 사그리 다 따 먹어 버려서
그 자리에 콩 대신 팥을 심고 세 곳에 허수아비를 세우고
비록 팥을 심은 작은 텃밭이지만 산비둘기나 고라니로부터
텃밭작물 지킴이로 세운 세 명에 허수아비들을 믿어보기로 했다.
허수에 한 두 번은 속을 수 있지만 팥 삯이 남아날까 걱정이다
미심쩍은 마음에 바람에 날리는 반짝이 곰 두 마리를 매달아서
밤에도 지켜야지 하며 겨우 팥 100여포기 심어놓고 말이다
늦여름에 잦은 비 땜에 팥 밭이 풀밭이 되었지만
남은 콩두포기 팥 4Kg을 가을에 거둘 수가 있어서 좋았다
머지않은 옛날 탑골공원 뒤 낙원동 골목에서 먹어본 팥죽생각이나
외근중 시장기 날 때 팥죽 한 사발 맛본 사람은 다 알아
현암사 동양출판사가 인사동에 있을 때 말이다.
팥을 심으며 올 동지는 꼭 단팥죽을 끓여 먹어야지 했었는데
돕는 배필이 팥을 갈고 새알을 만들어
동지에 팥죽을 한 사발 훌쩍하게 해주니 고마워라 아내야!
팥을 심어 수확하는 재미와 팥죽을 끓여먹는 낭만이 있어 텃밭이 좋다
겨울 밥상에 더덕 도라지 무침이며 속이 시원한 무국이나
배추와 무시래기 된장국 김장김치 모든 재료들이
청정이골숲속마을 안나네 텃밭에서 생산된 것이다
김치 양념인 새우젓이나 생강 배를 빼고 나면 말이다
무 강화순무 당근은 땅을 파 묻어두고
배추 열댓 포기는 밭에 그대로 세워두고
추위에 얼지 않게 단디 단도리 해 두었다
상추는 비닐을 덮고 부추는 그대로 겨울을 나게 방임했다
팥 고구마 심은 자리에는 보리가 잔디처럼 잘 자라고 있다
고추 심은 자리에는 마늘이 추운겨울을 잘 견디며 자라고 있으니
마늘이 동해를 입지 않음은 추위를 이기는 물질대사가 있음이라
김치 먹으며 추위를 이기는 방법을 조상님들이 먼저 안 지혜이지
우리텃밭에 심은 작물 중 흉작은 파와 쪽파(자청파)다
아마도 여름후기에 비가 많이 온 탓이겠지 한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사용하지 않고 지은 농사이니 일등상품은 없다.
친환경농사가 마음에 들어 텃밭을 오가며 작물을 알뜰히 가꾸며 사니
마음(靈魂)도 健全해지고 몸(育身)도 健康해지는 비결이라 할 수 있다.
노년에는 텃밭이라도 가꾸며 사는 것이
남은여생에 아름다운 삶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말은 내가 살면서 주 하나님을 믿으며 사니
내 몸과 마음이 천군천사들과 함께하는 삶이라는 생각이 되니
세상에 두려울 것이 없고 겁낼 일이 없다 할 것이다.
열심히 살면 일용할 양식을 주시는 하늘에 하나님을 믿기에 든든하고
손에 쥔 부는 없으나 가슴에 담은 사랑이 넘침은
나에 친구 나에 주님 나에 하나님이
세상에서 가장 작은 자인 나와 동행하심이라
텃밭이 있어 팥을 심고 팥이 있어 팥죽을 끓여 먹을 수 있었으니
이로서 동지팥죽과 텃밭관계와의 상관관계는 돈독하다고 보게 된다.
그러므로 텃밭을 오가는 중에도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나님께서 내 곁에 계셔 주신다는 것도 알았다.
그러기에 주님께서 내 마음에 들어와 계심을
내가 알고 있으니 항상 기뻐하며 삽니다.
사방이 산악인 깊은 골짝 숲속마을에 살면서
내가 우울할 때가 없을까? 싶고 난들 슬플 때도 없을 수가 있나 라며!
그러나 주님 내 마음에 들어와 위로 자가 되어주심으로
항상 기뻐하는 마음으로 살아 범사에 감사하는 자세로 살기를 바라며
산골 가을 새참은 밤이고 겨울 새참으로는 감 홍시가 일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