텃밭 가에 피마자모종을 옮겨 심어
가천 현창환의 세상이야기로 일기쓰기
사위가 귀하게 구해온 피마자씨앗을 오월초순에 자랄 터에 거름을 주고
한 알씩 심어둔 것 다섯 포기가 지구의 표층을 뚫고 도도하게 나왔기에
반가워라 하면서 하순에 내리는 비속에 텃밭 가로 다니며 옮겨심기했다.
피마자는 씨알도 굻지만 자라면 잎도 커지고 가지도 왕성해 우람해 보인다.
한여름더위를 피할 잎 그늘이 많아 참새나 박새가 와서 쉴 자리가되리라 믿기에
어릴 때봐 온 피마자씨방에 독특함을 올해는 꼭 보겠지 하고 마음이 설렌다.
내가 부산에 살 때 씨앗가게에서 멋모르고 피마자 씨를 깨 물은 기억이 난다
냄새가 역겹고 구역질이 나고 속이 뒤틀리는 경험을 해서 크게 놀란 기억이나요
그러고 육십여 년 전에 엄니는 피마자씨앗으로 기름을 짜 호롱불을 밝혔나보다 하구요
엄니는 집밖 텃밭에 철따라 근대 아욱 시금치 파 자청 파 부추 들깨 우엉 상추를 심어
할아버지 아버지 우리형제들이 한상에 둘러앉아 쌈도 싸고 구수한 된장국 먹었던 기억이나
할아버지 된 내가 근대 아욱 된장국 좋아하고 호박잎 우엉 잎 머위 잎 쌈 좋아라한다
호미 들고 텃밭으로 나가시던 엄니 생각이 남은 내가 일곱 여덟 나이로 되돌아감인가?
그러기에 텃밭에 애착을 가지게 됨이 내 재미일까 할아버지 엄니 닮아 부지런함일까?
숲속에서 살아 숨을 쉬어도 산을 오르내려도 그전보다 수월해서일까 폐활량이 커짐일까?
비온뒷날이라 산중고사리가 많을 것 같지만 늦추위 때문에 올해 고사리채취는 흉작이다
텃밭일손을 놓고 산속으로 미로가된억새밭으로 해매 보지만 고사리 찾기가 그리 쉽지 않아
고사리 채취 철은 지나가고 있네요! 고사리는 유월이오면 상품가치가 없기 때문이지요.
어느덧 마늘밭에 총은 올라오고 초에 이식한 고추에 지지대를 세우고 유인 줄을 칠 때라
텃밭에 가장애착이가는 작물은 부추와 상추 고추 마늘 방울도마도와 청강오이다
텃밭가로 심은 개량 보리수 나뭇가지가 휘어져 내가 다니는 길을 가로 막는다
보리수 열매즙을 마음껏 마실 수 있다는 사실 또한 텃밭이 있어 가능하다 할 것이다.
늦여름이면 볼 수 있는 도라지꽃 더덕 꽃 해바라기 자색국화가 내 마음에 평안을 위로를
자연에 사랑을 더 높은 곳에서 내려주시는 은혜로 예수님에 옷자락을 잡고 살아갈 것이다.
